“새로운 시작 EVO3“

아이소텍을 처음 만났던 것은 GII 미니서브를 사용해보면서부터였다. 당시 국내에 들어와 있었으나 별달리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한 지인이 이를 사용하면서 몇 가지 여타 전원장치들과 비교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나와 그 지인 모두 그 당시 시스템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지 못했고 얼마 안가 방출하게 되었다. 이후 아이소텍을 다시 만난 것은 2013년 경 아이소텍의 CEO 키스 마틴이 직접 내한해 진행한 세미나에서였다.

당시 EVO3 라인업을 전격 공개하며 그 자리에서 직접 제품의 차이점을 테스트해주었다.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멀티탭과 아이소텍 전원제품간의 차이를 직접 청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쿠아리스, 타이탄 등 일제히 EVO3로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의 성능은 아이소텍의 진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 고가의 스피커가 아닌 다인오디오 플로어스탠딩 모델과 오디오 아날로그 인티앰프 등 단촐한 시스템에서 드러난 결과라서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다시 마주친 제품은 EVO3 라인업 중 최상위 전원장치 Super Titan 이다. 이 제품의 원조는 Titan 이었다. 1995년 처음 출시된 후 계속해서 진화되며 이후 Super Titan까지 발전하게 된 것. 오리지널 Titan 의 경우 진공관이나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를 가리지 않고 앰프의 전원 요구에 정확하고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해 태어났다. 이후 Super Titan 은 연속 9,200와트 출력이 가능해졌고 35,500와트의 트랜지언트 파워 공급이 가능해졌다. 음악 재생에 있어서 전기로 인한 다이내믹스 축소나 압축을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아이소텍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발화점이었다.

“디퍼런셜 모드 & 커먼 모드 노이즈”

아이소텍이 전원에 대해 주장하는 핵심 주제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디퍼런셜 모드 노이즈다. 이는 집이나 사무실 등 우리 주변을 장악하고 있는 여러 전자 제품들에서 발생하며 이것들이 사용하는 전원의 흐름이 교차하면서 노이즈를 만들어낸다. 하이엔드 오디오나 AV 홈시어터 시스템 또는 TV 등에서도 발생한다. 소리에서는 음질적 다이내믹스를 깎아버리고 디스토션이 되어 음악을 훼손하게 된다.

또 하나는 커먼 모드 노이즈다. 이를 예를 들어 우리가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 등으로 인한 노이즈다. 이른바 EMI/RFI 등으로 인해 생기는 전자파 노이즈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스마트 폰은 물론 태블릿 PC 또는 퀄리티가 낮은 전원 케이블 등 여러 제품들이 배출하는 전자파는 오디오 신호를 왜곡시키는 주파수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를 아이소텍에서는 커먼 모드 노이즈로 정의하고 있다.

“Super Titan”

아이소텍의 레퍼런스급 전원장치는 바로 디퍼런셜 및 커먼 모드 노이즈를 동시에 완벽에 가깝게 제거해주는 전원 장치다. Super Titan을 처음 마주치면 일단 그 거대한 크기에 놀라게 된다. 전원 장치 중에서는 PS 오디오나 반오디오 제품만큼이나 육중해 보이는데 디자인도 권위적이어서 어디 놓아도 카리스마가 넘친다. 제품 넓이는 50cm, 높이는 30cm이며 깊이는 50cm 로 총 네 개 귀퉁이 하단이 모두 스파이크로 처리되어 있어 슈즈를 통해 진동을 소멸시키도록 설계했다. 섀시 전체에 ISIS©라는 독자적인 아이솔레이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진동에 대한 대책도 무척 섬세하게 고려되어 있다.

Super Titan 은 최대 32암페어 전류를 연속 출력 가능한 전원장치로 일반적인 중, 하위 전원장치들과는 레벨 자체가 다르다. 엄청난 대출력 A클래스 앰프에도 순간적으로 낮은 부하에 걸리는 커다란 전류 공급이 쉽게 가능하다는 의미다. 230V 에서 연속 7,360W 출력이 가능하며 트랜지언트 파워는 35,500와트에 이르는 장비다. 내부엔 서지 프로텍션 회로가 내장되어 있으며 135,000 암페어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대용량 전원 공급을 위해 단자 또한 출력단 또한 32암페어에 대응하도록 설계했다. 일단 입력단의 경우 블랙 뉴트릭 단자로 일종의 파워콘 단자로 터미네이션되어 있다. 벽체쪽에서 전원을 받아 Super Titan 으로는 뉴트릭 파워콘 단자로 전원을 입력한다. 출력단은 총 네 개가 마련되어 있으며 모두 32암페어에 대응한다. 이 외에도 보조 32암페어 입력단이 마련되어 있어 좀 더 다양한 확장성까지 고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부엔 필터를 내장하고 있다. 대게 필터를 내장하는 경우 음질, 특히 다이내믹스 면에서 좋지 않다는 편견을 가진 오디오파일이 있을 것이다. 이는 대부분 필터로 인한 다이내믹스 손실 등을 이유로 든다. 아이소텍 Super Titan의 경우 내부에 총 네 개 그룹의 필터 시스템을 마련하고 각 필터는 총 7단 필터를 설계해놓았다. 모두 병렬 구성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극도로 낮은 임피던스와 대전류를 유지해주는 필터라는 사실이다. 더불어 KERP© (Kirchoff’s Equal Resistance Path)라는 회로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이는 총 네 개 출력단에서 모두 동일한 저항과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정확한 균형을 잡아준다.

“테스트 & 사운드”

아이소텍 Super Titan이 전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기 위해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서 몇 가지 시스템을 대상에 올렸다. 결국 선택한 시스템은 메인 홀에 있는 시스템으로 스피커에 소너스 파베르 릴리움, 프리/파워 앰프에 C1100CT와 MC 1.2KW 그리고 소스 기기로는 오렌더 W20 / 웨이버사 DAC3MKII 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