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를 메인으로 삼는 필자에게 항상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스피커가 바로 혼 타입이다. 아니 비단 필자뿐 아니라,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들은 널찍한 공간에서 3극관 싱글의 투명한 음으로 구동되는 혼 타입 스피커를 상상한다. 아무리 기술이발전하고, 유닛 성능이 좋아도 혼 타입이 아니면 안 되는 음이 있고,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알텍이나 웨스턴 일렉트릭의 혼을 구하거나 최소한 JBL 정도는 들여서 만족하려한다. 하지만 최근의 놀라운 기술력은 이제 콘이나 돔 타입의 유닛이얼마든지 혼을 대체할 정도가 되었고, 물리적인 스펙도 압도적이라 할 만큼 향상했으므로, 이제 와서 굳이 혼을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혼은 왜곡덩어리다. 컴프레션 드라이버에서 나온음이 넓은 혼으로 방사되는 바, 이때 중앙에서 나오는 음과 사이드에서 나오는 음에는 시간적인 간격이 존재한다. 또 벽이나 창문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음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물리적인 부분을고려하면, 아무리 시원시원하고 짜릿한고역과 밀도감이 높은 중역의 매력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혼에 대해 한 발짝 정도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타협의 여지는 있다. 바로 아방가르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방가르드는 개인적으로 크게 두 개의장점을 가진 스피커로 다가온다. 하나는혼 타입과 콘의 장점을 골고루 믹스한 유닛 구성이고, 또 하나는액티브 방식으로 구동되는 저역이다. 이 부분을 하나하나 점검 하기로 하겠다 우선 본 기의 메인 콘셉트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알다시피아방가르드는 베이스 혼을 필두로 트리오, 듀오 그리고 우노 하는 식으로 시리즈가 펼쳐지고 있는데, 맨 밑의 솔로를 제외하면실질적으로 본 기가 액티브 서브우퍼를 포함한 입문기에 해당한다. 물론 입문기라고 해도 다른 스피커 메이커에 비하면 사이즈가 크기때문에 얼핏보면 중형기로 인식 될수도 있겠다.  아무튼 이 제품의 제작 목표는 오리지널 우노의 철학을 계승하되, 듀오의 기술력을 이식한다는 것이다. 특히, 두 개의 혼으로미드레인지 및 트위터를 구성하는 듀오의 테크놀로지는 아방가르드가 자랑하는 기술이며, 서브우퍼 역시 마찬가지다. 단, 우노는 단종을 시키고, 이보다 약 40% 정도 사이즈가 작은 모델을 낸다는 계획으로, 결국‘우노 나노’라는 정식 명칭을 달게 되었다.통상 은나노로 부르면 된다. 유닛 구성을 보면 우선 미드레인지에는 50cm 사이즈의 혼에다가 13cm 구경의 드라이버를 달았는데, 여기에 페라이트 마그넷을 더블 사양으로 달아 구동력을 훨씬 높였다. 다이아프램은 셀롤로즈돔을채용했다. 한편트위터는 13cm 크기의혼에다가 1인치 구경의 돔을 달았다. 여기서 재미있는것은, 트위터용 혼을 듀오처럼 별도로 독립시키지 않고, 서브우퍼가 수납된 인클로저에 담아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공간 절약형을 추구한 결과, 이런 설계가 이뤄진것으로 판단이된다. 그런데 이 혼이라는 것이, 사실 재질에따라 음의 성격이나 경향을 규정할 만큼민감한 사안이다. 척하니 깎아서 대충 유닛에 붙인다고 혼이 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본 기는 컴프레션 드라이버가 아닌일반 돔 유닛에다가 혼을 대는 형식이라상당히 신중하게 제작할 필요가 있다. 이부분에서 아방가르드가 갖고 있는 노하우는 상당하며, 현재 알려진 것은 ABS 인젝션 몰딩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텍의 벌집 혼이나 JBL의 사각형 구조가 아닌 원형 구조를 택한 것은 상당히믿음직스럽다. 그 경우, 방사 패턴이 위아래는 물론 좌우까지 일정해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본 기의 방사각은 무려 180도에 이른다. 즉, 서비스 에어리어가 상당히 넓은 것이다. 과연 돔 유닛에 혼을 단 것이 무슨 효과를 거둘 것인가 하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될 법도 하다. 더구나 컴프레션 드라이버를 달지 않았으니, 엄밀히 말하면 혼 타입이라 이야기할 수 없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닛의 성능이나 퀄러티가 꾸준히 진화되어 온 것을 고려하면, 지금에 와서 돔 유닛이 컴프레션 드라이버 보다 떨어진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아방가르드는 오히려 이런유닛의 성능을 더 높이 구현하기 위해 혼까지 단 포름으로 제작하지 않았나 판단이 된다.  사실 수많은 공간에서 이 회사의 여러 제품을 다양한 앰프를 매칭해서 들어본 바에 따르면, 과거 혼 타입이 가진 터프함이나 엉성함, 시간축 불일치 같은 것을 거의 느낄 수 없다. 무엇보다 전대역이 고르게 귀에 다가오는 만큼, 세팅에 따라 밀리미터 단위로 소리가 확확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당연히 매칭 앰프의퀄러티에도 심각하게 반응한다. 혼에다 싱글 엔디드 파워를 대충 물려서 소리가나는 타입은 결코 아닌 것이다. 이어서 두 번째 요소인 액티브 방식을 살펴보자. 개인적으로 현대 오디오에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저음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 혹은 슈퍼 트위터는 어마어마한 대역을 담당할 정도로 성능이 좋아졌고 또 상당히 스피드해졌다. 이런 유닛에 비하면 우퍼 쪽은 상대적으로 느리고, 반응이 나쁜 편이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선 별도의 파워 앰프를 다는 것이 낫다는 것이필자의 판단이다. 실제 쇼에 가서 들어보면 액티브 방식은 저역이 중고역과 정확한 타임 코히어런스를 이루며 움직인다. 마치풀레인지를 듣는 듯한 일체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본 기가 우퍼를 액티브 방식으로 만든 것도, 실은 제트기와 같은 속도로 획획몰아치는 중고역의 스피드에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판단이된다. 특히 본 기에 투입된 기술력은 1차로는 사이즈나 용적을 줄이되, 기존의 성능은 유지한다는 발상으로 제작된 만큼 여러 부분에서 개량이 이뤄졌다. 사실 오리지널 우노가 148cm의 높이에72cm의깊이를가진, 다소대형기에가까운포름이라면, 본기는127cm의 높이에 52cm의 깊이를 갖고 있다. 그러면서 10인치 짜리 우퍼 두 개를 250W의 파워로 움직이고 있는데, 무려 저역이18Hz까지 떨어지니, 이 부분에서 액티브 서브우퍼의 가공할 만한 능력이 발휘된다 하겠다. 또 서브소닉 필터를 내장해서 20/30/40Hz의 선택권이 있으므로, 시청 환경에 따라 일정 수준에서 필터링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최근에 아방가르드는 자사의 스피커를 구동하기 위한 앰프도생산했을 뿐 아니라, 포노 앰프도 단품으로 내놓고 있다. 작지만확실하게 음의 퀄러티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동사의 최고 앰프 라인업인 원 프리와 원 파워를 동원한 가운데 매킨토시의MCD 301을 소스로 사용해서 시청에 임했다. 첫 곡은 오마라 포르투온도의‘Lacho’. 과연 발성이 좋아, 꽤큰 공간에서 듣는 데도 쏙쏙 귀에 다가온다. 그러면서 목소리 자체에 별다른 파탄이나 컬러링이 없다. 수수하고 담백하면서 또정교하다. 뒤에서 두드리는 퍼커션의 존재도 상당해서, 보컬과멋진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창백한 스튜디오 음향이아닌, 남미의 어느 길거리에서 녹음한 듯한 활기찬 분위기 재현이 멋지다. 저절로 발장단이 나올만한 재생이다. 이어서 얀센이 연주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무엇보다 바이올린의 빼어난 고역 처리가 일품이고, 거기에 적절한 양감까지 더해져서 아무래도 집중해서 듣게 한다. 오케스트라의 사이즈도 상당한 크기로 다가와, 특히 총주 시에 몰아치는 부분은 탄성을 지를 만하다.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팽팽하게 맞서서악상을 주고받는 대목이 일목요연하게 포착되면서도, 한없이 정치하고 또 자연스럽다. 역시 전용 앰프를 만든 이유가 뭔지 이 대목에서 새삼 실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듀크 조던의‘No Problem’. 심하게 말하면 어느재즈 클럽에, 그것도 맨 앞자리에 떡 하니 앉아서 감상하는 듯하다. 과연 세미 혼 방식이지만, 일단 재즈는 이런 혼 타입에서는압도적인 매력과 에너지를 갖고 재현되는데, 그야말로 피가 통하는 음이다. 그러면서도 세심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 바, 손과 스틱을 사용한 드럼의 음향이라든가 더블베이스의 적절한 바디감, 피아노의 긴 여운과 울림 등, 신경 써서 감상할 부분이 많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디테일한 부분이 강력한 에너지감과 어울려서 다가오는 점은 확실히 혼과 콘 타입을 하이브리드한 본기의 최대 장점이라고 여겨지며, 이 때문에 전 세계에 많은 애호가들이 존재하는 것이리라. 아무래도 작은 방에서도 전 대역을 만끽할 수 있는 포름으로 제작된 만큼, 본 기의 사용 범위는 상당히 넓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