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본기의 카탈로그에 인쇄된 '수려한 외관과 함께 사운드 또한 최고’ 라는 카피가 눈에 띈다. 카피 문구처럼 압출 금형으로 제작된 알루미늄 샤시는 과연 이탈리아 제품답게 멋스럽고 품위가 넘친다. 전면 패널 우측에 큼직한 손잡이가 한 개 위치하고 있고, 왼편에 전원 스위치만 보일 뿐이다. 심플하지만 두툼한 전면 패널은 물론 샤시 전체가 알루미늄으로 마감되어 있어서 제품의 격조를 더욱 높이고 있다. 크기를 살펴보면 가로는 짧고 깊이는 길게 설계되어 있다. 함께 발표된 같은 시리즈의 CD플레이어와 거의 흡사한 디자인으로, 같이 사용하면 장소도 크게 차지하지 않으며 시각적인 컴비네이션도 훌륭하다. 정밀하게 가공된 톱 패널을 들어내고 내부를 살펴보면, 전면 앞쪽에 300w급 토로이덜 트랜스가 위치하고 출력단에는 LM3886 Tr를 채널당 2개씩 병렬 접속하여 8옴시 70W의 출력을 보장해준다. 프리단에는 TI사의 TLE20720 OP앰프가 1개씩 채용되어 있고, 내부의 좌우에 장착된 히트 싱크도 비교적 아담한 사이즈이지만, 발열이 심하지 않아서 사용상 문제는 전혀 없어 보인다. 전면의 큼직한 손잡이는 디지털 볼륨으로 내셔널사의 제품인 듯한 LM1972가 채용되었는데, 아쉬운 것은 디스플레이가 생략되어 볼륨의 스텝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조작하는데 그리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시청에는 동사의 CD플레이어인 프리모 CD와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베토벤 베이비 그랜드 스피커를 동원해서 울려보았다. 비제의 교향곡 제1악장에서는 중고역이 시원하게 뻗어가며 목관악기들의 울림 또한 감동적이었다. 금관악기의 광채와 스피드감도 비교적 잘 전달되지만, 스피커와의 매칭이 문제인 듯 음장의 넓이와 깊이감에서는 조금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야신타가 부르는 '오텀 리브스’에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맑고 깨끗하게 재현되었는데, 고역이 조금은 가늘다는 점이 마음에 걸릴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발음이 명확하게 표현되고, 곡의 뉘앙스도 잘 전달되었다. 드럼의 풋워크는 가볍고 흥겨우며 테너 색소폰의 울림도 감각적으로, 기분 좋은 음악을 선사해준다. 능률이 좋은 스피커와 매칭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사운드가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당차고 멋진 앰프다. (나병욱) '설계의 최소화로 최대의 성능을 달성했다' 는 이탈리아제 세트가 등장했다. 프리모라는 이름의 CD플레이어와 인티앰프가 바로 그것이다. 마치 쌍둥이 형제처럼 서로 꼭 빼닮아 있다. 그 동안 뛰어난 중저가 제품으로 각광을 받았던 오디오 아날로그의 신제품인지라, 내심 기대를 가지고 시청에 임했다. 본 인티앰프에 방금 언급한 같은 시리즈의 CD플레이어와, 비엔나 어쿠스틱스 베토벤 베이비그랜드 스피커를 조합해 소리를 테스트해 보았다. 대역간의 에너지 밸런스가 잘 잡힌 가운데, 맑고 유연하면서도 깊이 있는 음을 들려준다. 특히 베토벤의 현악 4 중주곡 제12번에서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데, 현 특유의 음 빛깔이나 꿈결 같은 선율, 그리고 앙상블의 근엄한 격식미가 실로 훌륭하게 표현된다.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 중 '정결한여신'을 부르는 서설런드의 목소리는 맑고 매끄러운데, 각별하다는 말 대신 친숙한 음성 그대로라고 말하고 싶다.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제11번 중 '미뉴에트 에서의 어택 음은, 단정한 맛에 상큼함이 더해져 예쁜 공간감을 그려낸다. 재즈 역시 베이스의 낭랑한 몸통울림과 튀는 듯한 리듬, 그리고 각 악기의 음상이 명료하게 재현 된다. 하지만 금속성 사운드의 극명한 색채를 선호하는 재즈 미식가의 탐욕을 채워주기에는 다소 마음에 걸리는 구석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제의 교향곡 제1번에서는 순발력과 밸런스의 조화가 절묘한가운데, 관현악기들의 음장이 화려하게 부각되는 세련미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음상을 투명하고 날카롭게 제시하기보다는, 정갈하고 정취 있는 음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본기의 성향은 다분히 귀족적이다. (박용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