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아날로는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오디오 메이커이다. 처음엔 몇 명의 오디오파일이 동업해서 창업했지만, 현재는 공동 창업자중의 한 사람인 주제페 블란다 가족들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는 몇 년 전 인티앰프와 일체형 CD플레이어라고 하기 에는 너무나 거대한 마에스트로 시리즈를 기함 모델로 선보인 이래, 특이하게도 계속해서 사이즈와 가격을 경량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메이커들이 점차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과는 달리, 동사는 음악적 분위기에 감정을 가진 유럽의 하이파이 사운드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들려주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동안 동사의 제품은 묵직하면서도 안정된 디자인과 탄탄한 부품 구성을 바탕으로, 차분하면서도 편안한 재생음을 적절한 해상력 위에 실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이것은 같은 이탈리아의 소누스 파베르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어떻게 보면 영국제의 독특한 음악적 분위기와 독일제의 단정하고 정확한 소릿결을 절반 정도 섞어놓은 모습이다. 다시 말해 현대 하이파이가 지녀야 할 정확하고 수준 높은 해상력을 기반으로 음악적 분위기와 온기를 여유 있게 다듬은 소릿결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고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에 소개되는 본기는 프리모 시리즈 중의 하나로, 같은 사이즈의 인티앰프와 짝을 이루고 있는데, 동사의 라인업 중 가장저가에 속한다. 하지만 소리와 성능만큼은 동사의 상급 제품과 같은 성향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특이한 점은 드라이브 메커니즘으로 삼성의 SC-152컴퓨터 CD롬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CD전용드라이브 메커니즘은 필립스에서만 소량 생산하고 있는데, 앞에'pro' 가 붙은 모델들은 사실 하이엔드급에서나 채용되고 있다. 전원부에는 50W급의 토로이덜 트랜스가 장착되어 있으며, 듀얼 모노 방식의 OP앰프를 채용하고 있다. 또한 콘덴서도 고역 재생에 일가견이 있는 비마의 상급제품을 사용한 점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신호경로를 단축하기 위해서 CD 롬 드라이브에서 바로 아날로그 출력을 뽑아낸다는 점이다. 즉, 출력 트랜지스터나 IC를 사용하지 않고 드라이브내에서 바로 DA변환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소리 성향은 앞에서 지적한 그대로 차분하고 온화한 소릿결을 바탕으로 적절한 해상력을 겸비하고 있다. 따라서 예리함보다는 부드러움이, 서늘하고 상쾌한 음색보다는 온화함이, 세밀한 분석보다는 편안한 음악의 윤곽이, 정확한 소릿결과 확실한 맺고 끊음보다는 유연하고 조화를 이룬 흐름이 돋보인다. 고가의 앰프보다는 중저가에서 더 성능을 발휘하는 본기는,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음악적 윤기를 맛보고 싶은 애호가들에게 탁월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정승현) 라틴어로 프리모는 '첫번째'라는 뜻으로, 오디오 아날로그 제품군중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입문기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리라, 무엇보다도 작고 깜찍하기 짝이 없는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데, 특히 버튼이 앙증맞을 정도로 작아서 얼핏 봐서는 샤시를 고정시키는 나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탈리아 제품에 항상 따라 붙어 다니는 수식어인 '탁월한 디자인 감각 이 본기에도 그대로 살아 있다. 특히 비좁은 책상이나 침실 협탁에 올려놓고 사용하기에 그만인 사이즈인데다 가격부담도 그렇게 크지 않아, 같은 크기의 프리모 인티앰프와 짝을 맞추어 하나쯤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부채질한다. 이쯤 되면 이제 그 소리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웨그 3 스텔라 1 MK2스피커와 케인 A88T 진공관 인티앰프에 연결하고 시청에 들어갔다 알 재로의 보이스가 부담없는 느낌으로 다가오고, 셀로니어스 몽크의 ‘뱀사 스윙' 에서도 색소폰 소리가 정감 있게 들려온다. 다만 해상력이 아주 높지 않아서인지 저역에서 약간 흐릿한 느낌이고, 셀로니어스 몽크의 피아노터치에서도 그 특유의 기이한 개성이 다소 반감되어 훨씬 부드럽게 들린다. 물론, 가격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점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오히려 저역이 제법 두툼하며 음악적 느낌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 받을 가치가 있는 기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채창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