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작곡가 이름이 시리즈로 연재되는 이 회사의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온화하고 따뜻하며 소리보다는 음악성이 앞서는 편이었다. 하지만 Maestro는 Puccini나 이하의 다른 앰프들에서 듣던 소리와는 경향이 많이 다르다. 흔히 좋든 나쁘든 음악성이 좋다는 평가에서 벗어나보다 하이파이적 성향으로 옮겨왔다. 그렇다고 현대적이라거나 극단적인 계승을 내세우는 완벽한 변신까지는 아니지만 마니아들의 귀에 합격점을 받을 만한 오디오적인 감각이 매우 좋다. 좋은 의미에서 중용적인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 대역 밸런스는 매끄럽고 무난하며 딱히 튀는 부분이 없다고 느껴진다. 한마디로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 모범생과 같은 이미지이다. 힘에 있어서는 크지 않은 805S를 울리는 데 전혀 부족함 없는 체력을 자랑한다. 좋은 체력을 지닌 앰프로서 krell과는 다른 저역 컨트롤을 구사한다. 앞으로 밀어내거나 805S를 뜨겁게 태우는 듯한 에너지감으로 구동하지는 않지만 가볍거나 흔들림이 전혀 없는 다잡힌 소리로 기초 체력이 좋은 앰프임을 느끼게 한다. 보컬이 앞으로 튀어 나오거나 고역이 강해지는 특정 대역의 강조가 없기에 귀에도 편안하게 다가온다. 말러의 오케스트라에서 저현이나 팀파니 등의 울림은 흐트러짐 없이 단단하고 힘차게 터져나오며 금관악기들의 에너지도 힘있게 뻗는다. 광채나 광휘까지는 아니지만 화사한 금관의 질감도 잘 묻어 나온다. 음의 입자감은 세밀한 편으로 805S의 디테일을 살려내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Krell이나 Denon과 같은 수준의 입자감으로 무터의 바이올린에서나 말러의 오케스트곡 모두 역단의 표정 변화를 잘 잡아낸다. 질감이 꽤 매끄럽고 곱기 때문에 Krell보다 유려한 느낌을 풍부하게 살려낸다. Denon에 비하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가격을 고려할 때 이 정도 매끄러운 표현과 디테일한 해상력이라면 충분히 1:1로 겨뤄볼 만하다. 게다가 또 하나장점이 있다면 음의 이탈성이다. 발음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805S가 억압되어 경직된 느낌 없이 음을 술술 풀어낸다. 무터의 바이올린도 그렇고 바르톨리의 보컬에서도 그렇다 특히 히로미의 재즈 트리오에서는 과장점이 가장 잘 나타난다. 피아노와 드럼, 베이스가 모두 각기 떨어져 분리되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다소 힘을 강조하거나 엣지를 강조한 듯한 억압감 없이 시원시원하게 연주가 잘 풀려 나온다. 805S를 손에 쥐고 통제하는 느낌 없이 805S를 맘껏 풀어 놓고 울리게 만드는 자유로운 음을 들려준다. 가장 이탈성이 좋은 울림을 들려주는 805S를 찾는다면 Audio Analogue Maestro 가 좋은 해답이 될 것이다. (성연진) 이탈리아의 메이커 Audio Analogue에서 내놓은 플래그십 인티앰프 Maestro와의 조합이다. 플래그십인 만큼 아낌 없는 물량 투입과 그에 걸맞은 무게감으로 중무장한 앰프의 805S의 구동은 매우 안정적이다. 음색은 약간 밝지만 전반적인 경향은 중립적이다. 대역 밸런스는 매우 평탄하고 음의 깊이가 있어 중후하면서도 유려한 울림을 만든다. 아끼지 않은 물랑 투입은 결코 울리기가 딴만하지 않은 805S의 우퍼를 가볍게 울리는 실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유 있는 구동력을 바탕으로 저음의 울림은 탄력적 이며 응집력이 매우 뛰어나 시청 공간에 풍부한 음의 향연을 만들어 준다. 또 저음의 디테일은 Krell, Marantz와 비교했을 때 최고 성능으로 가격차에 의한 기대심리를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중역에서 늘 해상력을 매우 강조하거나 특정 악기의 텍스처를 우선적으로 부각시키지 않는 유연한 음이 기본 골격이다. 무터의 바이올린에서 부드러운 고음을 바탕으로 비브라토 표현이 사실적이며 적극적이지만 스피드를 위주로 질주하는 빠른 묘사는 아니다. 그뤼모의 피아노에서도 힘으로만 밀어 붙이려고 하지 않는 그랜드 피아노의 울림이 매력적이다. 역시 일관되게 힘으로 지배하려 하지 않고 섬세한 표현으로 승부한다. 스피커 전체적으로 강하제 지배하는 능력은 Marantz와 Krell의 중간에 랭크 되나, 음촉의 고급스러움은 분명 Marantz와 Krell보다 한 수 위다. 히로미의 연주는 어렵지 않게 실타래를 풀듯 슬슬 풀려 나와 마치 차가운돌인 트랜지스터로 만든 앰프가 아닌 진공관 앰프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고음역 높이에서 조금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이번 매칭에서의 옥에 티이다. 결과적으로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음이 아니라, 든실한 골격을 바탕으로 고급스럽고 가볍지 않은 깊이 있는 음을 원하신다면 해당 매칭은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최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