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하이엔드 스피커 시스템을 기준으로 일반 가정용시스템의 품질은 과연 어느정도일까. 사실 이런 명제에 쉽게 답을 내리는 것은 소위 오디오 전문가라도 어려울 듯싶다. 각기 다른 개개인의 주관적인관점의 차이는 차치하고라도 지금의 스피커 시스템이 기술력의 획기적인 진보보다는 이른바 듣는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 온 것이 더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적어도 필자에게 만큼은 지금 받아들은 이 스피커 시스템을 들여다 볼수록 그 차이가 크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결론부터 얘기하면이 스피커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이른바 현대적이며, 최근의 하이엔드 스피커들과그 가는길이 같아 보이기때문이다. 이 스피커는 독일의 중저가 브랜드 마그낫의 신형 퀀텀 시리즈의 중급 북셀프 제품인 503이란 제품이다. 마그낫은 제품의 충실도에서 만큼은 여느 독일산 브랜드에 비견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차량용과 가정용 오디오 시장을 넘나드는 동사의 제품개발 기술은 단순한 네트워크의 설계기술뿐 아니라 기본적인 스피커유닛의 개발공급까지 가능한 종합 개발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제품의 완성도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이미 어느 정도보증된 상태라 할 만하다. 게다가 가격을 확인하고 나면 합리적이라는 것은 이런것을 일컫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니 간단하게 추천기 목록에 그 이름을 올릴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소리는 어떨까. 그것을 한 마디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기본적인 소리의 지향점을 정리해보면 앞서 필자가 지적한 대로 이른바‘현대적’이라고 하는것이 옳지 않겠나 싶다. 물론 그 절대적인 퀄러티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그 성향의 지향점은 빠른 반응성과 광대역의 재생 그리고, 착색이 적은 서라운드 스페이스의 재생이라는 근래 하이엔드의 명제를 제대로 지키고 있다고 보이기때문이다. 사실 저렴한 북셀프 형태의 스피커에 이러한 거창한(?) 명제에 대비(對比)하는 것 자체가 조금 무리한 비교가 아닐까.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이것이 본기의 성향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가장 적당한 비교상대가 된다는 점에 굳이 이론(═ⓔ)을 가질 필요가 없어 보인다. 엘렌그뤼모(Helene Grimaud)의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DG, 474 869-2)에서는 총기 있게 연주하는 그녀의 피아노 터치가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과장되지 않는 연주무대와 선명하게 표현되는 악기는 이앨범의 장점. 503은 이러한 앨범의 특성을 잘 표현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표현되는 배음은 깔끔하고 적당히 조여진 음상으로 포커싱의 묘사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에 가깝다. 적어도 이 가격대 스피커들에서 보이곤 하는 거북한 버릇이나 착색 등은 찾아볼 수 없으며, 그것만으로도 청취를 즐겁게 만든다. 계속된 청취에서 잉거마리 군데르센의‘Make this moment’(MKSA 66402) 재즈 보컬은 음색의 깔끔한 표현과 무대의 펼쳐짐이 좋다. 역시 포커싱의 표현이 좋아 각 악기와 목소리의 정위감도 풍부하게 표현되는편. 다만 전반적으로 전개가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게 표현되는 점은 좋지만 음악적 깊이의 표현은 다소 소극적으로 보인다는 점은 지적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503이 들려주는 첫인상은 어디까지나 현대의 하이엔드 성향에 비교해도 무리가없을 만큼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큰 착색 없이 선명하고 자연스런 발성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굳이 부족함을 찾으려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는 사실에 힘을 더 실어 준다.  물론 켄트 나가노(Kent Nagano)의 브루크너 3번 교향곡(HMC 901817)에서는 낮은 응답대역 특성에도 불구하고 낙폭이 크지 않고, 그 세밀한 묘사에서는 고가의 스피커와 완전히 같은 맥락으로 파악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으며, 특히 저역의 공간표현에서는 가격을 뛰어넘지 못하는 감각이 엿보이기도 한다는 점은 미리 염두에 두어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하지만 전반적인 503의 사운드는 근래 보기 드물게 자연스러우며, 필자에게 대단히 긍정적으로 비춰진다는 점은 부정하기힘들다. 특히 스테레오 재생의 모습이 멀티채널 운영에서 보다 더 음악적인 설득력을 가진다는 점은 503의 장점이다 전반적으로 정리할 때 503은 기술이 담보된 굴곡 없는 튜닝으로 높은 하이파이적 성능과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 보급기 제품이라 할 것이다. 특히 들려주는 사운드의 품질을 고려하면 가격은 대단히 합리적이며, 굳이 가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장르에서 음악적인 즐거움을만끽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제품인 듯싶다. 최근의 침체된 중저가 시장의 활력을넣을 제품으로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